지난 2008년 라세티 프리미어라는 이름으로 국내 처음 소개된 크루즈는 GM의 대표적인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리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라세티 프리미어에서 크루즈로 이름이 변경되며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온 한국GM의 주력 모델이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 경쟁차종들은 완전변경과 부분변경을 감행하며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고, 크루즈는 그에 대응해 파워트레인 추가 및 변경과 함께 디테일 변화 등을 거쳤다. 하지만 소위 잘 나가는 경쟁 차종들에 대응하기엔 변화의 폭이 미흡했고, 결국 국내 준중형차 시장에서 승자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갔다. 

2015년을 맞아 한국GM은 기존 크루즈의 부분변경 모델이라 일컬어지는 2015 쉐보레 크루즈를 국내에 선보였다. 전면부에 쉐보레의 차세대 패밀리룩인 와이드 앤 로우 스타일을 반영했으며,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뒷모습을 개선한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실내나 파워트레인 등은 전혀 변화가 없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크루즈 후속으로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인 바 있으며, 기존의 크루즈는 크루즈 클래식으로 판매를 이어가는 중이다. 물론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주목하는 거대 시장답게 중국만을 위한 자체 모델을 개발해 출시하기도 하지만, 이미 데뷔한 지 7년이 지나 풀 모델 체인지 시기를 놓쳐버린 국내용 크루즈도 신형 모델을 투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생산 설비나 투자비용 등의 다양한 내부사정이 존재하겠지만, 항상 경쟁사 대비 뒤늦은 시장 대응력과 경쟁력이 뒤쳐진 제품을 꾸역꾸역 개선해 판매하는 것을 지켜보면 과연 국내 내수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욕심이 있기는 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라세티 프리미어라는 이름부터 치면 무려 7년 만에 외관 디자인이 조금 달라진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어메이징 크루즈라 외치는 한국GM의 행보가 조금은 야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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