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연비보단 주행성능과 안전성, 희소가치 등의 이유로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수입차는 연료소모량이 많아 유류비가 많이 든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현재는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유로 연비를 꼽을 만큼 유류비 절약을 위해 수입차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해 국내시장에 판매된 196,359대의 수입차 중 67.8%인 133,054대가 디젤 모델일 정도로 매년 수입 디젤 시장의 열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2014년 가장 많이 팔린 수입 디젤 차종은 BMW 5시리즈로 전체 판매량 17,866대 중 78.0%인 13,939대가 디젤 모델이었다. 2위는 11,866대 중 무려 86.4%인 10,080대가 판매된 아우디 A6 디젤 모델. 3위는 9,846대가 판매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차지함으로써 고급 수입차의 대명사이자 과거 부유함의 상징이었던 독일 3사 중형 차종들이 수입 디젤 모델 부문 상위권을 모두 휩쓸었다. 

폭스바겐 티구안은 8,160대를 판매해 2.0 TDI 블루모션 단일 모델로는 수입차 최다 판매를 기록했으며, 스포츠 세단과 해치백의 대명사인 BMW 3시리즈와 폭스바겐 골프의 경우 디젤 모델의 점유율이 각각 91.3%, 97.1%로 도로에서 운행 중인 차량 대부분이 디젤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시 당시 세련된 디자인과 더불어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해 시원한 가속성능과 주행 안전성으로 인기를 끌었던 아우디 A4는 디젤 모델 출시 이후 가솔린 모델의 점유율이 4.8%까지 추락하며 가솔린 모델이 거의 종적을 감춘 상태다. 

수입 디젤차의 인기로 인해 국산차 제조사들도 SUV나 RV 뿐만이 아닌 세단과 해치백 등에 디젤 모델을 계속해서 투입할 정도로 수입차가 국내 승용 디젤차 시장을 리드해 나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 밑바탕에는 디젤 파워트레인 제작에 대한 기술력과 노하우의 차이가 존재한다. 


다만 계속되는 유가 하락과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 등으로 언제까지 수입 디젤차에 대한 인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정숙성과 운전재미, 유지관리 등 연비를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가솔린 모델 대비 핸디캡을 안고 있는 디젤 모델의 특성을 또 다른 장점들로 만회할 수 있을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의 복병들에게는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앞으로 디젤차 시장의 판도는 더욱 흥미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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